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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 해서라도 최소한 2등은 확보하라 |
◆위기의 제조업 (3) / 재도약이냐 쇠퇴냐◆결국 강자만이 살아남았다. 더 이상 동네에서나 큰 소리치는 '로컬' 강자로는 의미 없다. 철저하게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지 못하면 기업 스스로 숨통을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는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후 과감한 변신을 이뤄낸 두산그룹의 오세욱 상무의 얘기를 들어 보자. "두산그룹이 주류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인 것은 맞다. 하지만 세계 강자는 아니었다. 성장을 위해선 간판사업마저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실제로 '음료회사' 두산은 96년 이후 OB맥주 공장, 코카콜라를 비롯한 음료사업, 양주를 수입 판매했던 두산씨그램의 OB맥주 지분 등을 차례차례 팔아치우고 한국중공업을 인수해 '중공업' 두산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그룹 시가총액도 7년 만에 18배나 커졌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국경이 무너지면서 특정지역에서나 위력을 떨치는 '로컬' 강자는 언제고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이자 해법이다. 살아남은, 성공한 제조업체들의 공통점은 '과감함'을 바탕으로 빼앗아 덩치를 키우든가 군살을 과감하게 뺐다. ◆ 경쟁기업 뺏거나 합쳤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의 부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위기,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레인콤의 부진은 모두 3등 또는 로컬 강자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바꿔 말하면 제조업 위기 탈출의 필수 전략은 최소 2등이라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2등 이상으로 올라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수ㆍ합병(M&A)이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외부감사를 받는 법인 1만5054개를 분석한 결과를 보자. 평균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산업평균치를 꾸준히 상회한 기업 21곳의 공통점은 규모의 경제다.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한 방법이 M&A다. 유진기업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최대 레미콘 업체다. 방법은 이순산업 등 경쟁사를 흡수합병한 것이 주효했다. M&A 이후 원자재 구매력, 고객 대응력이 강화됐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롯데제과는 중국의 금호식품유한공사를 흡수했다. 결국 중국 껌시장의 30%를 장악했다. 인도에서도 패리스제과를 인수해 매년 40% 이상 고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관련연구를 진행한 유호현 선임연구원은 "어느 정도 성숙한 사업이라면 개별 기업의 노력으로 규모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활발한 M&A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M&A는 외국에서 더 활발하다. 세계 철강업계 1위업체 미탈스틸이 2위 업체 아르셀로를 인수했고 소니와 에릭슨은 휴대폰 사업부를 합병하고부터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 최소 한 품목 2등은 한다= 현대ㆍ기아차가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해 놓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삼성과 쌍용차가 살아남은 비결은 2위 제품 때문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특정 차종에서 2등을 지키고 있다. 르노삼성은 중형차에서, 쌍용차는 SUV에서 2위다. 전체 시장에서 2위 이상을 하기 힘들다면 특정 제품에서라도 2위 이상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거꾸로 말하면 전체 영향력이 미미한 상황에서 모든 품목을 다루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란 얘기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글로벌 시대에는 누구나 인정하는 제품이 하나쯤은 있어야 이를 기반으로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며 "최근 세계시장에서 한계에 부딪힌 현대차도 백화점식 출시보다는 우선 특정 제품군에서 세계 2위 이상의 위상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경쟁력 없는 품목이나 업종은 과감히 잘라 내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야 특정 품목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후지필름이 대표적인 예다. 아날로그 필름 사업을 버리고 디지털카메라 업체로 변신한 후지필름홀딩스 고모리 대표는 "가장 나쁜 것은 조금씩 사업이 축소되는 것이다. 과감한 대책을 취하라"고 일갈한 뒤 지난해에만 5000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한때 7000억엔이라는 천문학적 부채에 시달렸던 석유화학기업 쇼와덴코 오하시 대표도 비슷한 전략을 썼다. 그는 90년대 후반 "전반 3년은 누적적자 축소, 후반 3년은 새로운 싹을 틔우는 데 쓴다"고 말한 후 12개 사업을 매각 정리하고 47개 사업을 재검토한 뒤 위기에서 탈출했다. 국내기업 가운데 태평양이 대표적이다. 90년대 초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위기에 빠졌지만 90년대 중반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24개에 달했던 계열사를 9개로 줄였다. ◆ 제조업, 지금 당장 투자하라= LG경제연구원은 얼마 전 장수기업들만 뽑아내 비결을 조사한 적이 있다. 2006년 매출액 기준으로 500대 기업 가운데 기업연령이 20년을 넘었으면서도 매출액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이 전체 평균치를 상회하는 19개 기업의 장수비결을 찾아본 것이다. 공통점은 투자였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태웅'을 예로 들었다. 세계 최대 '프레스' 업체인 태웅은 1991년 20억원에 달하는 2000t급 대형 프레스 설비를 도입했다. 당시 자본금은 5000만원에 불과했다. 과감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일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세계 최대 업체로 부상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이러한 과감한 투자의 결과라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비슷한 분석결과를 냈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업종평균을 뛰어넘는 매출액과 성장률을 기록한 5개 사례기업을 선정해 분석했더니 해답은 투자라는 것. 꾸준한 투자는 1위 업체들의 공통된 특성이다. 노키아는 매년 매출액의 11.2%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3G 원천기술의 4분의 1을 확보했다. 경쟁사들이 평균 매출액의 11%를 각종 로열티로 지급하지만 노키아는 매출액의 7%에 불과하다. [기획취재팀 = 송성훈(국제부) 기자 / 남기현(산업부) 기자 / 이한나(증권부) 기자 / 박유연(경제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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